[2010년 3월 27일]

Velvet Underground - The Velvet Underground & Nico (US, 1967)

   1. "Sunday Morning" (Reed, Cale) – 2:54
   2. "I'm Waiting for the Man" – 4:39
   3. "Femme Fatale" – 2:38 [듣기]
   4. "Venus in Furs" – 5:12
   5. "Run Run Run" – 4:22
   6. "All Tomorrow's Parties" – 6:00
   7. "Heroin" – 7:12
   8. "There She Goes Again" – 2:41
   9. "I'll Be Your Mirror" – 2:14
  10. "The Black Angel's Death Song" (Reed, Cale) – 3:11
  11. "European Son" (Reed, Cale, Morrison, Tucker) – 7:46

@ @ @ @ @

   얼마 전 나는 앤디워홀의 전시회를 다녀왔었다. 사람들의 앤디워홀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전시회장 안에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평소 미술관에 다녀보는 일이 많지 않기에, 잘 모르겠지만, 그것이 미술관인지 의심이 생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도슨트의 말에 따르면, 평소보다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왔고, 그 이유를 자신도 잘 알지못하겠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날은 앤디워홀 전시회가 열린지 몇달이 지난 후였고, 주말도 아니고 평일이었다. 나는 도슨트와 함께 미술을 감상하는 것이 처음이었는데, 원래 도슨트가 하는 말이 다 그런 것인지, 앤디워홀의 전시회였기 때문이었는지, 그녀는 앤디워홀에 관한 온갖 가십을 이야기해주었다. 나는 한동안 그녀와 함께 다녔지만, 곧 그녀 없이 그림을 보기로 하였다.

   이렇게 앤디워홀에 대한 이야기를 떠들고 있는 것은 사실, 순전히 벨벳 언더그라운드 때문이다. 전시회에서 나는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데뷔앨범에 그려진 ‘바나나’를 볼 수 있기도 하였지만,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도슨트를 떠나서 그림을 한참 보고 있는데, 문득 나는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아주 작은 소리로 ‘Sunday Morning (1번 트랙)’이 흘러나왔다. 처음에는 나의 착각이라고 생각하였고, 나중에는 전시회장에 배경음악을 틀어준다고 여겼고, 마지막에 들어서야 나는 전시회 마지막 방인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방’에서 나오는 소리임을 알게 되었다. ─ 방의 이름은 편의 상 내가 지은 것이다. ─ 그곳에는 앤디워홀이 직접 찍은 것이라고 하는 그들의 영상과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음악은 모두 그들의 데뷔앨범에 수록된 곡들이었다.

   그들의 데뷔는 마치 혜성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들의 앨범이 대중음악계에서 의미있는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데뷔는 그랬다. 1967년 그들의 첫앨범 《The Velvet Underground & Nico》의 발매는 대중음악사상 가장 강렬한 대비를 형성했다. 당시는 히피음악이 만개하던 시점이었고, 1967년은 비틀즈의 《Sgt. Pepper's Lonley Hearts Club》이 발매되던 해였다. 당대의 세대를 (히피들을) ‘꽃의 아이들’라고 부르며, ‘머리에 꽃을’ 꽂으라는 문구가 만개하던 시대에, 60년대를 등지고서, 자조하는 이들이 나타난 것이다. 이는 당대 대스타였던 비틀즈가 그 시대의 대세에 합류하던 것과는 완전히 대조적인 것이었다.

   1960년대는 히피의 시대였고, 샌프란시스코는 온통 꽃으로 뒤덮혔다. 이들은 전후세대의 자녀들이었고, 풍요의 세대였으며, 쾌락의 세대였고, 역동적인 세대였다. 이들은 직접 사랑과 평화를 실천하였고, 전쟁에 반대하기 위해, 군인들의 총구에 꽃을 꼽았다. ─ 이 문구는 글자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진짜로 총구에 꽃을 꼽으며 운동을 하였기 때문이다. ─ 그리고, 벨벳 언더그라운드, 그들은 단절을 선언하였다. 저항의 의미는 그들과 이들 사이에서 다르게 표현되었다. 그들은 히피세대가 단절을 선언한 이전 세대와의 계승이었다. 그것은 바로 히피가 아니라, ‘비트’였다. 밴드에서 핵심적인 인물 중 한명인 루 리드가 영문학을 전공하고 앨런 긴즈버그와 같은 비트닉 시인을 동경하였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들의 사운드는 윙윙거리기만 하면서 모범적인 노래양식을 비꼬았으며, 노래는 마치 비트 포엣트리(Beat Poetry, 음악장르로서 말한 것이다.)처럼 시를 읊는 것 같았다. 또한 그 가사는 전적으로 패배주의적이었고, 퇴폐적이었다. 《The Velvet Underground & Nico》에서 그들은, 마약과 매음, SM 플레이와 성적 이반에 대해서 이야기하였고, 모순적이게도, 이것으로 그들은 반체제와 저항을 이끌어내었다. 그것은 비트닉(비트족, 비트 세대)으로서의 그들의 방법론이었다. 그들이 말하는 이야기는 자본의 통일과정이 만들어내는 쓰레기 같은 부산물이었지만, 그들은 그것으로 저항을 표현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들의 언어는 이중의 부정을 이루고 있으며 그 의미는 이중의 비유를 하고 있는 것이다. 부정의 부정이 긍정의 희망을 제시하듯, 그들은 패배를 통해 체제를 조롱하는 것이었다.

   ‘I'll Be Your Mirror (9번 트랙)’ 그들은 체제의 어두운 단면 그 자체였고, ‘I'm Waiting for the Man (2번 트랙)’ 이제 그들이 기다리는 사람은 마약밀매꾼이 아니라, 다가올 세계이다. ‘Femme Fatale (3번 트랙)’ 2010년에 1967년의 구닥다리가 나를 유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