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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6일]
초조함에, 불안감에, 미루고 미루다가 어제 새벽에서야 이모 교수님에게 메일을 보냈다. 진학 상담을 해달라고 말이다. 답장은 오늘 아침에 도착하였다. 교수님이 당장 내일 만나자고 하신다. 그리고 나는 하루종일 이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긴장되고 초조하다.
나는 왜 대학원에 가고자 하는가.
나는 아마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대학원에 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확실한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정리해보고자 하는 나의 계획은 그동안 진행되지 못하였다. 나는 당장 내일 교수님에게 어떤 말을 드려야 하는 것일까. 문제는 내게 친절하지 않다.
나에게 선택권은 매우 협소하다. 나는 학점도 낮고, 영어는 전혀 공부가 안되어 있으며, 이렇다할 스펙도 없다. 말하자면 나는 취업도 진학도 난감한 상황에 놓여있다. 사회학 전공의 성적의 경우 꽤나 좋은데 대학원을 경제학으로 진학한다면 필요없는 것이 되겠다.
어쩄건 내가 졸업하기 까지는 아직 1년이 남았고, 그 시간동안 학점과 영어에 대한 만회가 일정부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대학원을 진학한다고 가정하자면, 1년 간의 내 성과에 따라 어떤 학교로 진학하는지가 어느정도 결정될 것이다.
그렇담, 집중해서 다시 돌아가보자. 나는 왜 대학원에 가고 싶어하는가.
취업이 막막해서? 공부하고 싶어서? 학위가 탐나서? 돈을 벌고 싶어서? 아마 모두 맞다. 그렇다면 하나 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대학원이 나의 취업길을 열어주는가.
아마 내가 단지 석사학위 정도를 취득한다면, 그것도 자대에서 취득하게 된다면, 그것은 나의 취업길을 열어준다기 보다는, 노동시장으로부터 편입되기를 2-3년 정도 잠시 유예해주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나는 그 유예조차도, 현재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나에게 잠깐이나마 더 준비할 기회를 제공해주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내가 박사학위까지를 생각하게 된다면, 나는 결국 서울대 박사 혹은 미국 박사 양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 공산이 크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것이 되었건 나는 석사과정 중에서 두 선택지로 이행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박사학위를 준비하던, 취업을 준비를 하던, 내가 잠시 유예받을 수 있는 시간은 단 2년. 결코 긴 시간은 아니다.
그렇다면 학위가 나에게 경제적 이득을 줄 것인가. 그것은 아마 비용을 합산한다면 단기간의 이익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매우 명백하다. 더구나 경제적 여유가 있지 않은 나의 상황에서는 이는 곤란한 것이다.
그럼 나는 학위를 탐내는가.
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 나는 내가 얼마나 순수한 열정을 간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나도 그 빛나는 학위가 내심 부러웠었을지도 모른다. 의식적인 것은 아닐지 모르나, 나도 학벌과 학력에 대한 욕심이 있을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가.
나는 과연 공부를 좋아하는가? 음, 꽤 관심있어 한다는 점에서는 명백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공부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인내력이 부족하다는 맹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대학원 진학을 한다면 반드시 고쳐야 할 단점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공부하고 싶어하는가.
나는 관심사가 많다. 그리고 이것은 장점이자 단점이 될 것이다. 말하자면 나의 공부라는 것은 수평적인 것이었다면, 아카데미에서 학위과정을 밟는다는 것은 어쨌거나 수평이 아니라 수직적인 것이라면, 대학원의 공부는 분명, 나의 공부와는 다르다.
그래서 나는 무엇에 관심있어 하는가. 여러 분야를 가지고 있다. 사실 엄밀하게 말하자면 나는 인문학 그리고 사회과학에 대단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것은 단지 한두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정치학, 사회학, 심리학, 경제학, 회계, 철학, 문학, 역사학, 예술, 비평, 수학, 부분적으로 자연과학의 영역까지, 나의 관심사는 많다.
하지만 물론 내가 대학원에서 전공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아니라, 경제학이다. 그렇다면 경제학에 대해서 국한하자면, 이렇다. 먼저 경제학이라는 것이 주류경제학과 비주류경제학이 있을 수 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나는 두 분야에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물론 비주류에 더 무게중심이 쏠려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다.
국제경제학, 계량경제학, 경제사, 정치경제학, 포스트케인지언, 사회경제학, 지역경제학, 조절이론, 화폐금융론, 가치이론, 경제사상사, 등
여기에서 더 축약하자면, 정치경제학을 비롯하여, 계량경제학, 경제사, 그리고 거시경제라고 할 수 있겠다.
더 쓸이야기가 많겠지만, 너무나 두서없었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본 글에서 다 쓰지 못할 것 같다. 따라서 이만 황급히 줄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