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1일]


요즘은 매일 대학원 진학에 대한 고민들이다. 오늘은 자본론 세미나 뒷풀이에서도 나의 진학문제가 오고갔다. 나보고 대학원을 가라는 이들도 있었고, 가지말라는 이들도 있었지만 가지 말라는 이들이 좀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공통적인 의견은, 대학원을 진학하고자 한다면, 박사까지 딸 생각을 가지고 가라는 것이었다. 하기사, 석사를 어디다가 쓴다.

 

오늘도 제기되었던 질문이지만, 나는 왜 대학원을 가고자 하는가 이다. 나는 확답하지 못하였다. 예전에 모 박사의 사회과학 방법론 공개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그는 학자가 되는 길은 분명 꼭 한번 만큼은 최소한, 학자가 되기 위한 실존적 선택을 하는 순간이 온다고 말하였다. 실존주의에 회의를 가지던 당시에 나는, 그 말을 흘려들었다. 물론 지금의 나의 고민이 실존적 선택이라고 칭하기까지는 사소한 것이지만, 어쨌거나 나에게 선택의 시간이 도래한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나는 선택하는 법을 잘 몰랐다. 그것은 내가 겁이 많아서였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과자를 하나 살 때도 고심 고심을 하며,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기다리면서까지 곰곰히 생각하면서 과자를 샀었다. 그리고 그런 태도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밥집 하나를 고르더라도 모든 선택안을 다 고려하면서 하나씩 추려나간다. 선택은 내게 어렵다.

 

나에게 주어진 구체적인 사안들은 이렇다. 나는 공부를 왜 하고자 하는가. 나는 무슨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가. 나는 공부를 할 수 있는가. 첫번째 질문은 가장 궁극적인 질문이 될 것이고, 두번째 질문은 나의 구체적인 진학계획을 위한 필수적인 질문이고, 마지막 세번째 질문은 가장 현실적인 제약조건에 해당할 것이다. 나는 이것들을 하나씩 풀어가야 할 것이다.

 

오늘 들은 조언들을 정리하자면 이런 것들이 있었다. 자대 대학원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단지 학업연장을 위한 것이라면 자대 대학원이 간단하다. 공부하고 싶은 분야의 석학에게 당장 메일로 지도교수가 되어주기를 요청하라. 학벌을 위한 것이라면 서울대다. 하지만 서울대를 갈 것이 아니라면 텝스보단 토플을 공부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