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4일]


중학생 때 나는 당시 나 나름대로 소박한 수준의 윤리론을 만들어갔었다. 어떤 것이 옳은 것이냐,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나는 당시 그 윤리론에 있어서 지극히 낭만주의적으로 그것을 구성해갔던 것 같다. 이를테면 효용이나 비용이나 비례적 정의나 이런 식으로 구성되는 합리적 선택으로서의 윤리가 아니라, 극단적인 상황들을 가정하고, 그에 당연히 수반되어야 할 낭만적인 실천들을 긍정했다. 물론 지금도 그런식의 윤리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도 나는 너무나 낭만적인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아직도 사춘기 시절의 장기지속 안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때 비로소 코기토를 했고, 지금도 그 세계 안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상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무 것도 모르고, 나만의 세계를 더욱 더 정교하게 구축해가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