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천명하듯, 지금 우리는 신자유주의의 시기를 살고 있다. 그리고 그 누적된 축적체계를 두고서 때로는 신자유주의 이후를 논하기도 한다. 이 누적된 경험만큼이나, 신자유주의에 대한 이해는 축적되어 왔다. 하지만 그만큼 신자유주의에 대한 이해가 체계화되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신자유주의, 그것의 이데올로기적 성격처럼 그것은 체계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생각하지만, 이것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무용한 것은 아닐 것이다. 나는 본 글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여러 담론과 설명들을 아는 범위 한에서 간단하게 나열하고자 한다. 불충분하거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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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뒤메닐&레비: 1970년대 발생한 장기침체는 기술의 편향적 발전에 따른 이윤율 하락의 국면이다. 따라서 이윤율 회복을 위하여 금융부문에의 팽창이 발생한다. 다만 이윤율의 장기파동에 대해서는 좋은 설명력을 인정하면서도 일정부분 유보적이다. 금융부문의 팽창은 이윤율의 회복을 위한 수단인데, 이는 한편으로는 제3세계에 대한 금융개방과 금융이윤 수탈, 다시 말해서 금융 세계화를 주도한다. 또한 경영자 집단과 자산소유 집단은 새로운 계급을 형성하여, 생산관계의 일정한 변형이 수반된다.


2. 하비: 금융 팽창과 국가의 위기조절과 함께 나타나는 것은 신자유주의의 수탈적 성격이다. 이것은 민영화와 상품화, 사유화 등과 함께 국가의 재분배를 통한 자본가 계급의 위치회복이며, 착취가 아니라 탈취이다. 하비는 이러한 신자유주의의 통치술로서 화폐적 가치와 물질적 자원에 대한 방법들로 구분한다. 화폐적 가치에 대한 방법으로는 1차적으로는 금융화, 2차적으로는 국가의 위기관리와 조작, 물질적 자원에 대한 방법으로는 1차적으로는 민영화, 사유화 등과 같은 방법, 2차적으로는 복지축소와 같은 국가의 재분배 정책을 예로 든다.


3. 조절주의: 자본주의는 축적체제와 조절양식의 조응으로 유지 재생산된다. 이에 따라 위기는 이러한 촉적체제와 조절양식 간의 부정합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대량생산 대량소비로 이어지는 축적체제와 제도적 보상메커니즘 발달과 노사간의 암묵적 동의, 케인즈주의적 국가 등의 조절양식 사이의 조응이 불가능해짐에 따라서 나타난 포스트포드주의적 재편에 다름 아니다. 이는 생산성 향상의 한계에 따라 노동과 자본의 유연화, 다양한 소비자 선호에 맞춘 다품종 소량생산, 나아가 국가재정의 위기로서 복지축소 등으로 새로운 조응이 구축된다.


4. 만델: 50년 주기 경제순환의 콘트라티예프 주기를 원용하여 자본주의의 경제위기를 분석하는데, 이에 따라 제5차에 걸친 장기파동을 구분한다. 이러한 장기파동은 1차 1793~1825(팽창)/1826~1847(정체), 2차 1848~1873(팽창)/1874~1893(정체), 3차 1894~1913(팽창)/1914~1939(쇠퇴), 4차 1940/1945~1966(팽창)/1967~(정체), 5차 1980년대 말~1990년대 초(팽창)/2007~2009(정체국면)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신자유주의의 시작으로 분류할 만한 시기로는 5차 파동에서의 팽창국면과 신자유주의의 위기라고 할만한 2007~2009년부터 시작될, 정체국면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파동의 동학은 그가 선택한 6개의 변수에 의해 파악되는 것으로 다분히 우연적이고 복합적인 것이다.


5. 세계체제론(월러스틴, 아리기): 장기파동론에서의 콘트라티예프 주기 뿐만 아니라, 100~150년 주기의 헤게모니 주기를 파악하는 것으로, 자본주의의 역사를 파악한다. 특히나 68년을 이후로 하는 국면은 헤게모니의 하강 국면이 시작하는 것으로, 최종적 위기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2025~2050년은 자본주의 체제의 최종적 위기가 형성되는 시기로 설정된다.


6. 국가독점자본주의론: 자본주의는 구조적 위기를 겪을 때마다, 비가역적인 방식으로 형태변화를 수행한다. 그리고 이는 단계론에 입각하여, 자본주의의 단계를 독점자본주의, 제국주의, 국가독점자본주의로 구분하며, 신자유주의는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즉 신자유주의는 이윤율 회복을 위한 국가의 폭력적 개입으로서, 독점이 발생하는 가운데 이윤율 저하가 관철되는 방식을 탐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말하자면 독점이윤이 궁극적으로는 다른 부문에서의 이윤이 이전된 가치이고, 자본축적에 있어서, 독점은 사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축적률을 높임으로서 여전히 이윤율 저하가 관철된다.


7. 푸코: 신자유주의는 경제적인 것일 뿐 아니라, 사회적인 것으로서, 새로운 통치술이다. 이 통치술은 개인에게 자유를 부여하여 수행되는 통치술로서, 개인의 자기배려의 의지와 통치술의 합치를 방법으로 한다. 이 과정에서 경제학의 모든 것들은 변형되는데 첫째로 그것은 고전적인 경제학에서 프라이부르크 학파로부터 소급되어, 오스트리아 학파, 시카고 학파까지 전수된다. 또한 이에 따라 시장은 자연가격이 형성되는 곳에서 경쟁가격, 즉 지금의 시장가격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변모되며, 그러한 변모에서 국가는 방임에서 개입으로 그 역할이 조정된다. 또한 경제인도 임노동의 경제인이 아니라, 기업가적 정신을 소유하게 된다.


8. 주류 경제학적 담론: 철학적으로는 하이예크와 같은 시장에 대한 개입이 비효율적이라는 사상에 근거하고 있다. 이는 프리드만의 통화주의에 따라 통화정책에 있어서 준칙주의를 근거하여 마찬가지로 개입보다는 준칙을 중요시 한다. 정부의 역할은 비효율적이거나 비일관적이므로 축소된다. 자본에 대한 통제보다는 자유를 추구하며, 노동의 역할보다는 자본재를 중요시하며, 이러한 자산에 대한 소유권이 중요한 것으로 관철된다. 나아가 소유권의 발달으로 유무형의 자산에 소유권이 설정되어, 외부효과가 발생하는 것을 지양한다. 법인자본주의의 발달로 소유와 경영은 분리되는데, 새롭게 등장하는 경영자 집단은 새로운 관계로서 설정되어 그 역할이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