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드라마는 재미있었다.


- 요즘 드라마가 별 내용 없이 끝나서 그런 것도 있고, 자꾸 몰입하면서 봐서 별 생각 없이 보느라 할말들이 없는 감이 있다.


- 바로 어제만해도, 강태하와 남하진 사이를 요동치는가 싶더니, 한여름은 하루만에 바로 남하진에게 붙었다. 그동안 보여주지 않던, 일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프로포즈 거절한 이유도 알려주고, 프로포즈도 받고, 둘 사이는 더 돈독해지고, 둘 사이의 연애관계는 더 성장했다. 그런데도 작가는 강태하와 한여름을 엮을지 모르겠다. 별로 흠 잡을 것 없는 현애인 남하진을 차고, 구질구질한 구애인 강태하와 연결됐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 바로 시청자의 미덕이 아니겠는가. -- 그리고 작가는 이 바람을 이루어 줄 수 있고, 남하진은 차여도 여름이를 보내줄 만큼 착한 캐릭터다.


- 남하진 프로포즈 거절당하는거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프로포즈란게, 무슨 심즈구나. 심즈에서는 캐릭터들 기분 관리 잘 못하면, 프로포즈 거절당한다. 꼭 그 짝이다. 실제로도 그럴까 좀 궁금해졌다. 프로포즈란건 승락이든 거절이든, 암암리에 결정된것일 뿐 아닌가.


- 오늘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 두 가지가 있다면, 남하진이 엄마 설득하는 장면과 남하진이 한여름에게 프로포즈하고 거절당하고 승락하는 장면.


- 한여름 엄마의 연애도 재미있다. 중년의 연애를 그리는데, 아마 "끝사랑"에서 나오는 연애와는 정반대다.


- 드라마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오는 표현은, 연애를 권력관계로 비유하는 것이다. 누가 약자인지, 누가 강자인지, 누가 권력이 더 많고, 그래서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지. -- 그에 대비되는 표현은 연애는 의지라는 것. 노력한다는 것. 서로 노력해서 유지해나간다는 것. 그렇게 대비되어 나온다.


- 그런 의미에서 구애인 강태하는 한여름에게 있어서는, 언제나 성숙의 원천이다. 강태하와의 연애에서, 1) 연애는 감정 인줄 알고 지내다가, 헤어지고 나서, 2) 연애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다가, 다시 강태하와의 일들 떠올리면서, 3) 연애는 의지 라고 배워나간다. 어제도 말했지만, 이건 연애물이 아니라, 이미 성장물이다.


- 남하진은 착하고 순한거로 나오지만, 가끔씩 욱한다.


- 빼먹고 안썼는데, 남하진이 머리스타일 바꾼건. 프로포즈한다고 우연히 바꾼것일수도 있지만. 인물의 변화를 표현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아마 다음주부터 그 변화상이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