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오늘도 나는 후기를 쓴다. 앞으로 한번만 더 쓰면, 드라마 후기도 끝이다.
1. 몇번이나 반복해서 말하지만, 익히 예고되었듯이, 이 드라마는 성장드라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연애드라마처럼 다시 강태하-한여름이 이어질 거라고 믿는다. 한여름이 모든 관계를 정리하고, 강태하, 남하진도 마음을 정리한 것은 다시 이 둘을 만나게 하기 위한 극적 장치다. 왜냐하면 드라마는 성장드라마와 연애드라마 모두를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무런 정리 없이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어떤 정리도 없이 만난다면, 그동안 연애 중에 겪은 갈등들을 통해 얻은 성장의 성과들을 모두 무효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모든 관계가 정리되고, 이들은 새로운 연애를 다시 시작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이전의 연애가 지속되는 그 어떤 것도 아닐 것이다.
2. 강태하와 한여름이 다시 이어지리라는 것은 나의 바람이기도 하지만, 심증이 더 있다. 하나는 우리에게는 아직 1시간(1화)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한 화는 새로운 사건을 진행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때문에 강태하 남하진 등과의 관계가 이번화로서 모든 것이 종결된 것이다. 폐허 속에서 새롭게 관계는 맺어질 것이다. 원래 새로운 것은 폐허 속에서 나오는 법이 아니겠는가.
3. 다시 반복하지만, 이 드라마는 성장드라마다. 때문에 인물들은 십여화를 걸치는 기간 동안, 모종의 캐릭터 변화가 있었다. 그 변화가 없거나 미미한 캐릭터들은 모두 조연이다. 강태하-남하진-한여름-윤진이 4명의 캐릭터 중, 변화(성장)가 가장 미미한 이는 물론 윤진이다. 그는 이미 어릴때부터 어른이 된 인물이었기에, 더이상의 성장은 할 수 없었다(물론 그는 '비중있는' 조연이었다. 조연에게는 인물의 세심한 변화는 극에서 허용되지 않는다.)
4. 이 드라마가 말하는, 성장에 관한 또 다른 결론은, 내가 생각할 때, "오직 어린 사람만이 성장할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 강태하와 한여름은, 처음부터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고, 철없이 행동하는 이들이었기에, 성장할 수 있었다. 티격태격했지만, 결국 또 성장했다. 한편, 남하진은 누구보다 여린 심성의 소유자였지만, 입양아로 자라, 이미 다 큰 척, 어른인 척, 다 용인하는 척, 그렇게 행동했고, 때문에 결국 폭발하기에 이르렀고, 또 윤진이에 의해 그 지고지순한 자신이 폭로되는 바람에서야, 드디어 성장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