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

나는 공부에 대해서라면 일정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나는 학창시절 공부를 그다지 하지 못했고, 흥미도 없었다. 중학교, 혹은 초등학교부터 그래도 성적은 꾸준히 올랐고,  내 성적보다 높은 학교에 입학하였기에, 학벌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좋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어중간한 학교의 낮은 인프라와 교육 질에 불만을 느끼며, 명문대학에의 수준 높은 교육에 일정한 선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소위 명문대생들에 대한 일정한 열등감이다. 학벌 자체에 대해서가 아니라, 명문대생 중에서도 소수의 몇몇 공부를 많이 한 학생들. 어중간한 학교에서 웬만큼 아는 척하며, 식자인양 굴어도 그들과는 비견되기 어려운 공부의 차이. 아마도 노력의 차이면서도 동시에 지능의 차이인 그것. 아마도 노력의 차이가 가장 크겠지만, 공부라는 것에 끈기있게 투자할 수 있는 능력의 차이. 학교를 다니면서 나는 이 열등감과 보잘 것 없는 우월감 사이에 놓여있다.

소위 교수나 교사들이, 또는 무슨 멘토나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것이 있다. 동기라거나 열정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것들. 나는 그것들의 중요성을 솔직히 부인하지 못하겠다. 좌파들은 이를 두고 '열정이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에 관심을 가지겠지만. 아마도 명문대학에서의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과 나의 차이, 그리고 나와 내가 조소하는 학생들의 차이에는 분명히 그것이 존재할 것이다. 좌파적 언어로 번역하자면, 인간이 실천을 통해 존재하고 그러한 주체를 구조가 만든다고 할 때에, 또 그러한 논리를 구조인과율이라고 할 때에, 분명히 어떻게 주체가 구성되는가는 자기계발서의 언어로 저들이 항상 말하는 논리에 그대로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