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지는 않지만 나도 소외감이 있다. 그리고 이 소외라는 것은 대단히 다중적으로 나타난다. 요즘들어 페이스북을 하는 통에, 트위터도 하지 않고 블로그도 잘 하지 않아서, 페이스북을 통해서 내 주변 지인들의 소소한 일상을 엿보게 된다. 물론 페이스북이라는 것은 대개 나의 자의식을 표출하는 공간일 뿐, 관음의 공간은 아님에도 말이다.

   그래서 어쩌다가 내 동창들의 일상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이른바 부르주아들이다. 부르주아들은 참 좋다. 그들은 의대나 서울대 정도를 나오거나, 공부는 그렇게 잘하는 것은 아니라 국내 대학에서 학벌을 쌓을 수 없기에, 외국으로 유학을 많이 간다. 내 페이스북 친구들에는 (비록 그들과 평소에 연락을 하지 않더라도) 왜 그렇게 유학자가 많은지. 외국대학에 가거나, 외국 여행을 가거나, 하는 행위들이 나로서는 대단히 낯설다. 언제인가 ㅇㅈ이에게 말한바 있듯이, 부르주아들은 공부를 잘해도 좋고, 못해도 좋다. 그들에게 어떤 생존의 고민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월 소득 70만원의 소득분위 1분위 계급의 삶은 어떠해야 할까. 투쟁의 의지도 없고, 무력감만이 존재한다.

   또 하나의 소외는 내 대학교 동기들로부터 기인한다. 페이스북에서 간간히 발견할 수 있는 그들도, 내게 소외감을 주는 대상이다. 2년의 군휴학과 1년의 일반휴학을 한 나로서는, 열심히 학교를 다니는 동기들에 비해서 학년이 다소 낮다. 그리고 그 1년의 일반휴학은 거의 순수히 단체생활에의 부적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도 사실 틀린 말이 아니다. 좌우간, 지금은 이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고, 보통 나보다 학년이 다소 높은 동기들은 벌써부터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딱히 취업을 준비하는 단계는 아니어도, 다들 복학하고나서 학점도 좋고, 여러가지 활동도 하면서 스펙을 쌓고 있는데, 나는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고 있나 하는 것이다. 그래, 내가 쥐꼬리만한 활동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그것은 사실 어디에 내놓을 수 없는 활동들이 아닌가.

   마지막은 정확히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막막하지만, 대중의 일반적 관심사로부터 멀어진 나의 관심사와 사고방식, 생활들 때문에 오는 소외이다. 나는 어떤 스포츠나 올림픽을 말하지도 않고, 게임을 말하지도 않고, 아이돌이나 가요를 말하지도 않는다. 룸펜이란 단어가 어쩌면 나를 지칭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일지 모르겠다. 나는 학자도 아니고, 활동가도 아니고, 회의만을 잔뜩 품고 골방에 있는 룸펜이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