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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무어라고든 글을 쓰고 싶은 밤이 있다. 특정할 수 없는 이유들로 불안정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나는 글을 쓰고는 한다. 무슨 글을 써야할지도 모른채. 오랜만에 왁자지껄한 학회 뒷풀이를 끝내고서 나는 동아리방에서 홀로 몸을 누인다. 새로운 인물들, 저마다의 생각들, 목적들, 신은 우리를 어디로 인도하는 것일까. 아무런 이정표도 없이 망망대해를 항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언제쯤 이 자유로운 공간에서 불안감 대신에 해방감을 느낄 수 있을까. 규율권력. 푸코가 했던 말이다. 나는 그놈의 규율권력이라는 상수와 정치경제학적 논리라는 방정식 사이의 연관을 찾고 싶었다. 그 해답만 풀어낸다면, 항상 변하지 않는 constant를 무너뜨릴 수 있을 것만 같단 착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발견해낸 것들은 모종의 아이러니들 뿐이었다. 사실 내가 물어야했던 것은 나 자신에 대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