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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6일]
Doors - The Doors (US, 1967)
1. "Break On Through (To the Other Side)" – 2:29 [듣기]
2. "Soul Kitchen" – 3:35
3. "The Crystal Ship" – 2:34
4. "Twentieth Century Fox" – 2:332:33
5. "Alabama Song (Whisky Bar)" – 3:20
6. "Light My Fire" – 7:06
7. "Back Door Man" (Willie Dixon) – 3:34
8. "I Looked at You" – 2:22
9. "End of the Night" – 2:52
10. "Take It As It Comes" – 2:17
11. "The End" – 11:4111:41
히피의 시대였던, 60년대 미국에서는, 히피사상과 함께 사이키델릭 음악은 많은 젊은이들에게 각광받는 음악이었다. 저마다 스스로 히피임을 자처하는 젊은이들에게 사이키델릭 음악이라고 하는 것은 그들의 송가였다. 장르를 불문하고, 사이키델릭의 사운드는 대중음악의 구석구석에 침투하였다. 일찌기 사이키델릭 음악의 원형을 보였던 비치보이즈와 그들의 아류였던 많은 선샤인 팝과 에이엠 팝(AM Pop) 음악들과 같이 대중적인 팝음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히피의 최대 기지였던 샌프란시스코의 전형적인 사이키델릭 음악을 포함하여, 지미 헨드릭스와 같이 당대 미국의 자존심과도 같았던 그의 음악을 낳았다. 또한 비틀즈 마저도 사이키델릭의 거대한 열풍에 굴복하였다. ─ 당시 롤링스톤즈도 사이키델릭 음반을 발매한 바 있다. ─
이러한 당대의 사이키델릭 음악의 양상은 팝장르의 경우 서프(Surf) 사운드을 시작으로 하여 일부 에이엠 팝 음악, 그리고 선샤인 팝을 중심으로 발전하여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보이는데, 이는 이후 70년대의 싱어송라이터의 음악으로 이행하게 된다. 반면 록장르에서는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사이키델릭 음악에 방점이 찍혔는데, 대개 히피사상과 맞물려 자유주의적이고 사회적인 양상을 보인다. 당대에 흔히 히피음악이라고 하는 것은 전자의 팝음악의 것이 아니라 록음악의 것을 지칭하였다. 이를테면, 팝음악에 있어서의 사이키델릭 음악이라는 것은 그저 열풍적이었던 히피음악에 대한 모방이자 편승에 불과한 것이다. 한편 당시 록음악에 있어서의 사이키델릭 음악은 크게 두가지 정도로 분류될 수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는 제퍼슨 에어플라이나 그레이트풀 데드와 같은 샌프란시스코의 전형적인 히피음악이었고, 다른 하나가 바로 도어즈의 것과 같은 것이었다.
도어즈는 처음부터 흔한 사이키음악과는 다른 것이었다. 블루스의 풍취가 물신 나는 그들의 음악은 샌프란시스코의 전원적 사이키델릭이 아니라, 도시의 사이키델릭이었고, 단순히 ‘사랑과 평화’라는 구호가 아니라, 정치적이었으며 철학적이었다. 그들의 밴드이름이 윌리엄 블레이크의 『The Doors of Perception』에서 유례되었다는 점은 단편적인 증거일 뿐이었다. 그들은 철학적이지만 에로틱했고, 정치적이었지만 철학적이었다. 그들은 심지어 전혀 미국적이지 않았다. 그들은 히피적이었다기 보다는 유럽의 신좌파에 가까웠다. 그 덕에 그들은 역사상 가장 성대한 히피들의 축제였던 69년 우드스톡 페스티발에도 초대받지 못하였다. 60년대 당시 미국의 히피운동과 유럽의 신좌파 운동의 차이는 마치 다른 사이키델릭 음악과 도어즈의 음악과의 차이와도 같았다. 그들은 실제로 유럽투어를 하는둥 유럽에서의 활동도 하였는데, 밴드의 보컬파트를 담당하던 짐 모리슨의 무덤이 프랑스 파리에 있다는 점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한편으로 이들의 음악은 레코딩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한, 믹싱작업을 충실히 하였는데, 이는 현대음악으로서의 대중음악에 대한 분명한 방법론이었다. 믹싱에 대한 이들의 열정은 밴드 맴버인 로비 크리거의 말에서 그대로 드러난다─‘우리는 항상 우리자신의 앨범의 믹싱작업을 해왔다. 믹싱은 음반의 절반이다. 믹싱을 하지 못하는 밴드는 자신의 앨범에 대해 진지하지 않은 것이다.’ (테오도어 그래칙, 『록음악의 미학』). 이러한 이들의 방법론은 이들이 우드스톡의 전원이 아니라 도시의 뒷골목과 지하 단칸방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좋은 사례이다. 당대 사이키델릭 록음악이 으레 도시의 부정을 도시에서의 도피, 혹은 전원으로의 탈주를 표현하는 것에 반해, 도어즈의 사이키델릭은, 레코딩 테크놀로지를 통하여, 부정의 공간인 도시를 혁명의 공간, 변혁의 공간으로 변주하였다. 이는 기 드보르의 일상을 통한 혁명에 대한 이론 ─ 덧붙여서, 부정의 공간인 일상을 동시에 혁명의 공간으로 파악한다는 것 ─ 과도 닮은 꼴이었다. ─ 짐 모리슨과 레이 만자렉이 UCLA 영화학교에서 만난 것에서 밴드 도어즈가 시작되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들이 영화이론가였던 기 드보르의 이론과 닮았다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 그들은 미국에서 태어난 프랑스 신좌파였던 것이다.
『The Doors』는 1967년에 발매된 밴드 도어즈의 데뷔 앨범이다. 이 앨범에는 ‘Light My Fire’, ‘Break On Through (To The Other Side)’, ‘Alabama Song’ 등 도어즈의 대표적인 곡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상단의 음악 링크는 ‘Break On Throgh (To The Other Side)’를 걸어두었다. Break on through to the other side라고 하는, ─ 고정관념, 즉 ‘기성의 관념’을 깨부수고 다른 측면, 즉 ‘외부’로 간다는 ─ 이 말은 지극히 신좌파적인 구호로 들리기에 충분한 것이자, 밴드 도어즈의 시작을 알리는 가장 정확한 것이었다. 체제의 외부를 사유하고 지향한다는 점은 신좌파의 기본적인 맥락이었으며, ─ 밴드 도어즈는 공연에서의 쇼맨쉽으로도 유명하다. 귀뜀하자면 짐 모리슨이 노래하며 날뛴다. ─ 어떠한 충격적인 연출을 통한 기성관념의 파괴를 추구하는 기 드보르와 상황주의자들의 전략과도 일치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점은 도어즈가 추구하고자 했던 윌리엄 블레이크의 ‘인식의 문’으로 다시 돌아오게 한다. ‘도어즈’는, 바로 인식의 외부, 다시 말해서 기성관념의 외부, 그리고 자본주의의 외부로 가는 문인 것이다.
(도어즈가 유럽에서 공연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하나 더 띄우고 싶었다. ‘Hello I Love You’를 링크해 둔다. http://www.youtube.com/watch?v=hzM71scYw0M)
Doors - The Doors (US, 1967)
1. "Break On Through (To the Other Side)" – 2:29 [듣기]
2. "Soul Kitchen" – 3:35
3. "The Crystal Ship" – 2:34
4. "Twentieth Century Fox" – 2:332:33
5. "Alabama Song (Whisky Bar)" – 3:20
6. "Light My Fire" – 7:06
7. "Back Door Man" (Willie Dixon) – 3:34
8. "I Looked at You" – 2:22
9. "End of the Night" – 2:52
10. "Take It As It Comes" – 2:17
11. "The End" – 11:41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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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의 시대였던, 60년대 미국에서는, 히피사상과 함께 사이키델릭 음악은 많은 젊은이들에게 각광받는 음악이었다. 저마다 스스로 히피임을 자처하는 젊은이들에게 사이키델릭 음악이라고 하는 것은 그들의 송가였다. 장르를 불문하고, 사이키델릭의 사운드는 대중음악의 구석구석에 침투하였다. 일찌기 사이키델릭 음악의 원형을 보였던 비치보이즈와 그들의 아류였던 많은 선샤인 팝과 에이엠 팝(AM Pop) 음악들과 같이 대중적인 팝음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히피의 최대 기지였던 샌프란시스코의 전형적인 사이키델릭 음악을 포함하여, 지미 헨드릭스와 같이 당대 미국의 자존심과도 같았던 그의 음악을 낳았다. 또한 비틀즈 마저도 사이키델릭의 거대한 열풍에 굴복하였다. ─ 당시 롤링스톤즈도 사이키델릭 음반을 발매한 바 있다. ─
이러한 당대의 사이키델릭 음악의 양상은 팝장르의 경우 서프(Surf) 사운드을 시작으로 하여 일부 에이엠 팝 음악, 그리고 선샤인 팝을 중심으로 발전하여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보이는데, 이는 이후 70년대의 싱어송라이터의 음악으로 이행하게 된다. 반면 록장르에서는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사이키델릭 음악에 방점이 찍혔는데, 대개 히피사상과 맞물려 자유주의적이고 사회적인 양상을 보인다. 당대에 흔히 히피음악이라고 하는 것은 전자의 팝음악의 것이 아니라 록음악의 것을 지칭하였다. 이를테면, 팝음악에 있어서의 사이키델릭 음악이라는 것은 그저 열풍적이었던 히피음악에 대한 모방이자 편승에 불과한 것이다. 한편 당시 록음악에 있어서의 사이키델릭 음악은 크게 두가지 정도로 분류될 수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는 제퍼슨 에어플라이나 그레이트풀 데드와 같은 샌프란시스코의 전형적인 히피음악이었고, 다른 하나가 바로 도어즈의 것과 같은 것이었다.
도어즈는 처음부터 흔한 사이키음악과는 다른 것이었다. 블루스의 풍취가 물신 나는 그들의 음악은 샌프란시스코의 전원적 사이키델릭이 아니라, 도시의 사이키델릭이었고, 단순히 ‘사랑과 평화’라는 구호가 아니라, 정치적이었으며 철학적이었다. 그들의 밴드이름이 윌리엄 블레이크의 『The Doors of Perception』에서 유례되었다는 점은 단편적인 증거일 뿐이었다. 그들은 철학적이지만 에로틱했고, 정치적이었지만 철학적이었다. 그들은 심지어 전혀 미국적이지 않았다. 그들은 히피적이었다기 보다는 유럽의 신좌파에 가까웠다. 그 덕에 그들은 역사상 가장 성대한 히피들의 축제였던 69년 우드스톡 페스티발에도 초대받지 못하였다. 60년대 당시 미국의 히피운동과 유럽의 신좌파 운동의 차이는 마치 다른 사이키델릭 음악과 도어즈의 음악과의 차이와도 같았다. 그들은 실제로 유럽투어를 하는둥 유럽에서의 활동도 하였는데, 밴드의 보컬파트를 담당하던 짐 모리슨의 무덤이 프랑스 파리에 있다는 점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한편으로 이들의 음악은 레코딩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한, 믹싱작업을 충실히 하였는데, 이는 현대음악으로서의 대중음악에 대한 분명한 방법론이었다. 믹싱에 대한 이들의 열정은 밴드 맴버인 로비 크리거의 말에서 그대로 드러난다─‘우리는 항상 우리자신의 앨범의 믹싱작업을 해왔다. 믹싱은 음반의 절반이다. 믹싱을 하지 못하는 밴드는 자신의 앨범에 대해 진지하지 않은 것이다.’ (테오도어 그래칙, 『록음악의 미학』). 이러한 이들의 방법론은 이들이 우드스톡의 전원이 아니라 도시의 뒷골목과 지하 단칸방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좋은 사례이다. 당대 사이키델릭 록음악이 으레 도시의 부정을 도시에서의 도피, 혹은 전원으로의 탈주를 표현하는 것에 반해, 도어즈의 사이키델릭은, 레코딩 테크놀로지를 통하여, 부정의 공간인 도시를 혁명의 공간, 변혁의 공간으로 변주하였다. 이는 기 드보르의 일상을 통한 혁명에 대한 이론 ─ 덧붙여서, 부정의 공간인 일상을 동시에 혁명의 공간으로 파악한다는 것 ─ 과도 닮은 꼴이었다. ─ 짐 모리슨과 레이 만자렉이 UCLA 영화학교에서 만난 것에서 밴드 도어즈가 시작되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들이 영화이론가였던 기 드보르의 이론과 닮았다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 그들은 미국에서 태어난 프랑스 신좌파였던 것이다.
『The Doors』는 1967년에 발매된 밴드 도어즈의 데뷔 앨범이다. 이 앨범에는 ‘Light My Fire’, ‘Break On Through (To The Other Side)’, ‘Alabama Song’ 등 도어즈의 대표적인 곡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상단의 음악 링크는 ‘Break On Throgh (To The Other Side)’를 걸어두었다. Break on through to the other side라고 하는, ─ 고정관념, 즉 ‘기성의 관념’을 깨부수고 다른 측면, 즉 ‘외부’로 간다는 ─ 이 말은 지극히 신좌파적인 구호로 들리기에 충분한 것이자, 밴드 도어즈의 시작을 알리는 가장 정확한 것이었다. 체제의 외부를 사유하고 지향한다는 점은 신좌파의 기본적인 맥락이었으며, ─ 밴드 도어즈는 공연에서의 쇼맨쉽으로도 유명하다. 귀뜀하자면 짐 모리슨이 노래하며 날뛴다. ─ 어떠한 충격적인 연출을 통한 기성관념의 파괴를 추구하는 기 드보르와 상황주의자들의 전략과도 일치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점은 도어즈가 추구하고자 했던 윌리엄 블레이크의 ‘인식의 문’으로 다시 돌아오게 한다. ‘도어즈’는, 바로 인식의 외부, 다시 말해서 기성관념의 외부, 그리고 자본주의의 외부로 가는 문인 것이다.
(도어즈가 유럽에서 공연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하나 더 띄우고 싶었다. ‘Hello I Love You’를 링크해 둔다. http://www.youtube.com/watch?v=hzM71scYw0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