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ㄱ대학에서 하는 세미나에 참석한지 두번째 날이다. 첫날만큼 즐겁지도, 재미있지도 않았다. 사람들과 장벽이 느껴진다랄까. 사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학부생, 사람들은 교수거나 박사거나 박사과정의 대학원생. 오늘은 ㅈㄴㅇ 박사님과도 거리감을 느꼈는데, 그것이 상당히 기분 좋지 않게 만들었다. 또한 잊혀질만 하면 등장하는 어른?들의 배려는 나를 거북하게 만들었다. 불편했다. 나는 저 사람들과 섞일 수 있을까. ㅇㄱㅅ 교수님의 말이 맞았다. 저들이 딱히 사람이 새로 온다고 반기거나 챙겨준다거나 그러는 사람들은 아닐거라고, 하지만 하게 된다면 기죽지 말고 말도 하고 열심히 해보라고. ㅇㄱㅅ 교수님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나에게 이 세미나를 추천해주신 것일까 궁금하다. 당신 방의 대학원생에게도 추천해주시지 않은 것을, 왜 나에게는 불쑥 말씀 하셨던 것일까. 단지 내가 마르크스를 읽어서? 그런 것이었을까. 거리도, 시간도, 다 부담된다. 내가 다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난 요즘 내 할일도 다 해내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이곳에서의 세미나는 나에게 과중한 것이었을까. 세상은 만만하지 않을텐데, 나 혼자 대책이 없다는 생각이다.


2.


나는 화폐라는 점에서 케인즈주의가 마르크스주의와 유사점이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마르크스를 지향하면서도 동시에 지양하는 나에게 완곡한 통로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나는 케인즈주의에 대해서도 또 화폐에 대해서도 한번도 공부를 해본적이 없지만, 요즘들어 나와 케인즈주의는 맞지 않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나는 화폐이론이 너무 혼란스럽다. 나에게는 화폐이론은 거의 정립되어 있지 못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신에 마르크스주의와 신고전파의 연관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물론 내가 그 문제에 대해서 천착할 여유는 현재 나의 삶에서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있다는 것 정도나, 블로그에 겨우 끄적거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