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에서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사회과학에 대한 비판은 참 신기하다. 그런 의미에서, 내 주변 두 운동권의 '사회과학 비판'은 흥미롭다. 비판의 대상은 공통적으로 사회과학이지만, 그 논점은 상이하다. 한명은 ㅈㄱㅎㅅㅎㅈ 회원으로 ㅈㄱㅎㅅㅎㅈ의 논점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고, 다른 한명은 ㅅㅎㄷ 당원인데, 공부가 부족해서 그것의 ㅅㅎㄷ에서의 입장과 얼마나 일치하는 비판인지는 잘 모르겠다.

   먼저 ㅈㄱㅎㅅㅎㅈ의 ㅂㅎ은 그렇다. 물리학 일반이 없듯이 사회과학 일반도 존재하지 않으며, 오로지 그 역사적 성격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초의 역사과학으로서의 정초를 세운 맑스의 경제학 비판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며, 이는 자본주의에 대한 역사적, 논리적 분석이자 비판이었다는 것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사회과학의 정역학이 아니라 역사과학의 동역학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반면 ㅅㅎㄷ의 ㄱㅂㅎ은 사회과학은 과학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그 방법론에서 과학과 마찬가지의 분석적 엄밀성에 입각한다고 할지라도, 사회과학의 연구 대상은 인간이므로, 변혁적 전망을 답지해야하며, 그것을 보증하지 않는 이른바 전문가주의적 입장은 설령 맑스주의의 외피를 두루고 있다고 할지라도 사이비라고 말한다. 사실 이러한 비판은 ㅈㄱㅎㅅㅎㅈ의 입장에 대한 비판이다. 두 입장 간에, (자연)과학에 대한 인식이 다른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 사회과학에 대한 인식이 뚜렷하게 다르고, 전문가주의에 대한 비판에서 다르다.

   기본적으로 우리사회에서 과학을 분류하는 범주는 크게 세가지,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이다. 그리고 사회과학은 양쪽의 두 학문의 사이에서 아주 모호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말하자면 (자연)과학과 인문학(혹은 인간학)이라는 두 기로에 놓여있는 것인데, 어떤 경우에는 독자적인 위치로 부여받는 반면, 어떤 경우는 인간학의 하나로 통합되어 버린다. 사회과학이 어떤 맥락에서 인간학적 문화로 치부되는 것인지 이해는 되지만, 거칠게 말해서 철학과 경제학을 동일한 범주로 둔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흠, 모르겠다. 우선 책이나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