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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대학의 문제는 단순히 값비싼 등록금에 한정되지 않는다. 단순히 직업양성소로서의 대학교육과 상업문화의 축소판으로서의 대학문화, 대학의 기업화로 규정되는, 학문의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강사, 그리고 청소노동자와 같은 열악한 비정규직 불안정 노동자의 문제, 번듯한 대학 건물 뒤에 숨은 기업권력, 조금도 뚫려질 것 같지 않은 견고한 대학의 서열, 경쟁, 그리고 자기계발, 아마, 내가 열거하지도 못한 숨은 문제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등록금 문제의 쟁점화는 시작이 될 수는 있어도, 우리의 목적은 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나는 ‘도덕적 해이’라는 장면에서 분개했을 뿐이다. B학점 이상만, 반값 등록금을 준다.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서 이다… 라니. 도대체 도덕적 해이는, 학점이 낮은 우리에게 있는 것인가, 아니면 복지수당을 받는 빈곤층에게 있는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예금자보호법만을 믿고 저축은행에 예금을 하는 예금자에게 있는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우리의 등골을 빨아먹는, ‘바로 당신들 한테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