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들어서, 수강하고 있는 한 강의가 있는데,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이 참 ‘성공’이란 낱말을 좋아한다. 때문에 나는 매 수업마다 그의 성공학 강의를 들어야만 한다. 그놈의 성공, 성공이란 말을 내가 사회학 과목 수업에서 듣게 되리라고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지만, 전공필수 과목이라서 참고 있다. 그는 매 수업마다 학생들에게, 별별 질문들을 계속 하는데, 자꾸 ‘성공’이란 무엇인지 묻고는 한다. 성공, 성공이란 무엇인가. 그러면 몇몇 학생들이, ‘높은 소득’이라거나, ‘높은 지위’라던가, 하는 대답을 흘려낸다. 그런데 이 뻔한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강의실에서, 성공의 정의를 ‘행복’이라거나, ‘만족감’, ‘자아성취’ 뭐 이 따위 말로 규정하는 것이 나오지 않는다. 역시 이 마저도, 뻔한 질문에 상응하는 뻔한 대답 중에 일부이다. 하지만 나는 끝끝내, 이 같은 대답을 하지 않는다. - 다른 학생들도 이 뻔한 대답들을 하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나와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까. - 왜냐하면 나는 ‘성공’을 예찬하는 그 교수의 뿌리깊은 물신성을 이 강의실에서 폭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성공’이란 낱말이, 행복이나, 만족감, 자아성취, 같은 것을 함의할 수 있다면, 그것은 애시당초 어불성설이다. 왜냐하면 성공이 그러한 뜻을 함의할 수 있다면, 처음부터 성공이라는 낱말이 그 뜻들을 대체하여 사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공에 관한 그의 언설은 처음부터 물신적이다. 나는 성공의 조작적 정의를 일정수량 이상의 화폐값 외에는 달리 규정하지 못하는 강의실을 당신에게 보여주는 것을 통해, 그 물신성을 폭로하고 싶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