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호 감독의 단편 ‘두근두근 레드카펫’을 보면, 연애의 본질에 관한 짧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영화에서 은수는 (이미 서로 이별을 겪은) 채은에게 구애를 하고자, 앞으로는 더 잘한다는 둥, 어떻게 할 것이라는 둥의 약속들을 말한다. 그리고 그런 은수에게 채은은 “야, 너, 무슨 공약 늘어놓는 것 같아. 대통령 선거하니?”라는 대답을 한다. 나는 이 장면이 참 흥미롭다. 연애, 약속, 그리고 정치, 이들의 관계를 시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점은 다분히 자크 랑시에르의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를 떠오르는 대목이다. 정치의 본질, 연애의 본질, 그리고 약속이라는 것의 관계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