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1일]


한국의 경우 지난 10~20년간 노동생산성의 증가가 실질임금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노동생산성의 증가는 실질임금의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말을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아마도 이것은 경제학 교과서가 현실과는 전혀 다른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말하지 않는 것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본은 늘어난 생산성과 생산량을 노동자를 고용하지도 노동자의 임금을 올리지도 않은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단적으로 증명하듯, 노동소득분배율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내가 아는 한, 이것은 통계적인 것이다. 


시험 기간이라, 평소에 안보던 교과서를 보고, 공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경제학을 공부하면 할수록, 현대경제학에서의 그 수학적 모델이 가지는 정교함에 매우 흥미롭고, 한편으로 놀랍다. 경제라는 것은 단순하게 치환될 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 이 문제는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이다. 때문에 "자본주의는 언젠가 망할거야!", "가치는 노동으로부터에서만 창조되는 것이지!"하는 수사로 이 문제들이 해결 되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물론 내 수준에서는 그 어떤 것도 단언할 수 있는 것이 없지만 말이다. 때문에 내가 더 망설이고,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편, 이런 생각이 든다. 이제 나도 제법 고학번이고, 내 주변에는 취업을 말하는 사람들이 보통의 경우이다. 특별히 경제학과 내 동기들과, 혹은 선후배들과 교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경제학과의 내 동기, 내 선후배, 아니 그보다 나와 함께 경제학과 수업을 듣는 익명의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교과서와 달리, 노동생산성의 상승이 실질임금의 상승을 담보하지 않음을, 한국의 경우 지난 10~20년간 노동생산성은 상승하였지만, 실질임금은 날이갈수록 점점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 다들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10년, 혹은 20년, 우리는 더 풍요로워 졌다기보다, 더 팍팍해지고 힘들고, 경쟁은 갈수록 격화되고, 낙오자는 늘어나고 있으며, 사회 양극화는 심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경제위기가 심화되는 한편, 가계부채는 심각한 불안요소를 제기하고 있고, 재정건전성은 의심받고 있으며,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물어 볼래야, 물어볼 곳도 없다. 다른 문제가 아니다. 임금의 문제이고, 다른 누구의 문제도 아닌, 바로 너!의 문제가 아닌가.단지 안철수가, 혹은 문재인이나 박근혜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 문제가 고작 정치의 문제인가. 노무현이, 혹은 김대중이, 또는 김영삼이 정치를 못해서 그런 것인가. 그렇다면, 당신의 정치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