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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2012년 9월 19일]
나는 항상 지금 내 옆을 지나는 저 사람의 삶이 궁금하다. 도시의 이름 모를 사람들의 삶을 말이다. 이어폰으로 귀를 가로막고 고개를 숙인 채 지하철을 타고 가는 저 사람의 삶은 어떠할까. 그의 나이는 몇살이고, 지금 어디로 가며, 직업은 무엇일까. 저 사람은 과연 누구를 사랑하고, 또 누구를 미워하며, 무엇을 믿고, 또 무엇을 혐오하는 것일까.
얼마 전, 애인과 데이트를 하러 갔다가, 영등포 역 주변을 지나게 되었다. 그곳은 타임스퀘어를 중심으로 크고 화려한 백화점들이 줄을 이어 서있었고, 그 안도 한참을 길을 헤맬 정도로 복잡하고 넓은 지하세계를 가지고 있었다. 도무지 무엇이 예쁜 것인지 알기 어려운 구찌 가방을 사람들은 왜 그렇게 좋아하는 것일지, 그곳의 사람들은 그리 크지 않은 구찌 매장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애인이 말해주기를, 한 매장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으면 구경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매장 안에 사람 수를 제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화려한 소비왕국의 주변에는 길게 늘어선 홍등가가 줄지어 있었고, 그 바로 옆에는 한번도 본적 없는 양식의 주택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그곳은 하나의 방에 간이벽과 문을 만들어 여러개로 방을 나누고서 독거노인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포이동이 그런 곳이었을까, 내가 본 적 없던 풍경이었다.
결국 인구는 단일하지 않다. 사람들의 욕망이 나는 너무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