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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고서, 그저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내용의 일기나 쓰려고 했는데, 문득 술을 마시며 사람들과 헀던 이야기를 생각하니, 화가나서 그 이야기를 좀 써야겠다. 길게 쓸 여유는 없지만. 나는 도덕이 싫다. 어릴때부터, 기성세대들의 도덕관념들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는데, 그러한 나의 성장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입장에 이른 것 같다.
나는 도덕이 정말 싫다. 사회는 채무자를 도덕적으로 질타하지만, 사실 사회는 빚을 조장한다. 비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사회는 뚱뚱한 사람들을 도덕적으로 질타하지만, 사실 더 많은 음식을 소비하기를 조장한다. 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아닌가. 처녀성을 숭배하는 자만이 여성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를 갖는다. 나는 그 도덕이 가지고 있는 외설성을 폭로하고 싶다. 공교롭게도 이 사회는 부자의 선행에는 칭송하면서도 빈자의 생존을 위한 몸무림에는 도덕적으로 질타한다.
나는 그래서 인민주의가 싫고, 낭만주의가 싫고, 자유주의가 싫다. 그것이 가지고 있는 그 외설성을 폭로하고 싶다. 공교롭게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맨더빌과 같은 18세기의 악행이다. 우리가 전유해야할 것은 부르주아의 도덕관념이 아니라 욕망하는 악행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칸트가 아니라 사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