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지만, 아직 날씨는 춥다. 그리고 나는 이따금 옅은 외로움을 느낀다. ㅅㅈㅇ에게는 ㅇㅇㅈ과 헤어진 이후, 자존감도 올라가고 혼자 있어도 외롭지가 않다며 큰 소리를 쳤지만서도. 물론 허풍은 아니다. 그녀와 이별을 하고서 자존감도 올라가고 혼자있는 일이 그렇게 외롭지도 않다. 아마도 내 인생에서 이리도 완전함을 느끼던 때가 과연 있었나. (물론 있었겠지.) 나는 어린시절부터 늘 연인을 갈구해왔었던 것 같다. 내가 느끼던 소외를 나는 그런 식으로 해소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연애를 할때면 주위를 돌아보지 않았다. 때문에 친구도 많이 잃었다. 그때를 후회하지는 않지만, 나의 과거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부끄럽다. 나는 언제나 그렇게 불안한 관계를 맺어왔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점차 나아졌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지금의 내가 꽤 좋다. 나쁘지 않다. 그래도 이따금 느끼는 이 옅은 외로움은 아마도 그저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소박하고 순진한 생각이리라. 인간과 인간으로서 기분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 연애라고 할 수도 있고, 또 무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단지 섹슈얼한 어떤 것이 아니라, 혹은 로맨티즘, 낭만주의의 그 무엇은 더욱 아니라, 소박하고 진솔한 관계를 맺고 싶다. 언제나 미완으로 끝을 맺어야 했던, 그 관계에 대해서 다시 물어볼 수 있는, 그런 어떤 관계를 맺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