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대학 경제학과에서는 경제학원론1, 2,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 같은 것을 먼저 알려주기보다, 경제학설사를 심층적으로 알려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경제학에 대한 원론적 이해가 필요하다면, 일부 대학에서 교양필수로 강의하는 3학점짜리의 경제학개론을 하나 신설해서 강의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서 대학은 못해도 한 2년, 어쩌면 그보다 더 길게, 경제학설사를 가르쳐준다면 멋질 것 같단 생각이다. 고전경제학부터 현대경제학에 이르는 경제학설사를 심층적으로 알려준다면 좋겠다. 그리고서 학생은 그 잔여의 시간동안 국제무역론이라거나, 화폐금융론이라거나 하는 각론들을 추가해서 배우면 될 것이다.

아무리 보아도 내 생각에, 경제학이라는 것은 멘큐의 경제학처럼 이미 정립된 원리에 대하여 학습하기 보다, 경제학의 논쟁사에 대해서 학습해야 할 것 같다. 경제학은 이미 정립된 원리를 적용하는 공학인가, 아니면 가정과 전제를 비판하고 실재를 추구하는 과학인가. 물론 경제학의 특성상 그 실천적 성격을 부단히 강조해도 부족하겠지만, 학부에서 배우는 내용이 곧 공학적으로 유의미한 일이 아닌 이상, 오히려 경제학의 그 과학성을 강조하는 일이야 말로, 그것의 실천적 성격을 부각시키는 일이 아닌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경제학의 원리란 것이 과연 존재한가 하는 말은 차치하더라도, 언제까지 x, y축 그래프나 그리고서 만족하는 교육을 할텐가. 경제학설사를 공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