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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이곳에 글을 자주 못써왔다. 근래에 글을 간혹 쓰기는 했지만, 그것이 고작이었다. 그동안 여러 메모들로 이곳에 글을 쓰는 것을 상당부분 대신해왔다. 때문에 요즘 있는 일에 대해서 얼마부분이라도 메모로 대신해왔던 것들을 이곳에 다시금 옮겨야 하겠다.
요즘 아무래도 대학원 문제가 나의 가장 큰 화두이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에게 나름의 자문을 구하고 있는 중이다. 주로 교수들에게 면담을 청했고, 어제는 ㄹㅎㅅ 선생님께 물음을 구했다. 어쩄든 그렇게 여러 분들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자연스레 나도 무어라고든 말을 해야 하는데, (당연히도 누구도 아니라 내가 먼저 면담을 요청했으니, 먼저 만나뵈고서 꿀먹은 벙어리가 될 수는 없다.) 물론 이건 변명이고, 좌우간에 이런저런 말을 하다보면, 그리고 듣다보면, 몹시 창피하다. 내가 너무 어리고, 순진하고, 허영가득한 인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라도 보고 배우는 존재가 되기를 희망한다.
확실히 대학원 문제가 요즘 나의 가장 큰 화두인 것 같다. 메모해 놓은 것들이 대개 대학원에 대한 것들이 많다. 요즘 자기소개서, 연구계획서 따위에 멍 때리고 있으면서, 이래저래 많이 답답했던 것 같다. 답답한 진학길, 그리고 만연한 주류경제학. 그러한 와중에 나는 자꾸 민중가요가 생각난다. 그래서 툭하면 혼자 있을때 민중가요를 부른다. 얼마 아는 것은 없지만, 철의 노동자, 인터네셔날가, 파업가, 비정규직철폐연대가, 그리고 꽃다지의 노래들 등.
또하나는, 그러한 와중에서, 단순히 책이 아니라, 노동자대중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이때문에 어느날 ㅇㅁ이형을 불러다가, 이 이야기로 하루를 떠들기도 했었다. 공부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내 공부가 단순히 자기만족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작게라도 힘을 지닌 공부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자니, 그동안 체계적으로 멀어져온 나의 행적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있는 것이다. 어떤 실천적 흐름과 단절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주 작은 규모라도 그러한 흐름과 이어졌으면 좋겠고, 아주 작은 규모라도, 현실정세에 개입하고 싶다.
이러한 흐름은 우연하게도 내가 지도교수로 염두하고 있었던 교수님의 학문적 지적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은데, 왜냐하면 그것을 흔히 우리는 강단 맑시스트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나는 강단 맑시스트가 되고 싶지 않다. 처음에는 그것이 대수롭지 않아보였는데, 생각을 하면, 그렇지가 않다.
예전에는 어디에 가서든지 최소한 작은 공동체를 항상 유지하고 꾸려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와 아주 다른 이야기가 아니겠지만, 실천적 흐름과 현실정세 개입에 동떨어지고 싶지 않다. 내가 공부를 왜 하나. 다음주 세미나에는 ㄹㅎㅅ 선생님께 이런 이야기나 한번 해볼까나.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