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주저 앉았다. 그녀와는 헤어졌고 나는 하루하루를 게으르게 살고 있다. 할머니의 입관을 지켜볼 때가 생각난다. 그 부패한 시신 덩어리를 지켜보는 내내 주저 앉고 싶었다. 할머니의 몸은 더이상 생명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문자 그대로 그것은 시신이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내가 그 자리를 떠나지 않은 것은 내가 할머니의 몸을 계속 응시했던 이유는 당신을 기억하기 위해서 였다. memento mori. 나는 죽음을 기억하고 싶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자위나 하고 잠이나 자고 울지도 않고 웃지도 않고 그냥 시간만 보내고 있다. 살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