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참 강퍅하다는 생각이다. 도무지 여유란 것을 찾기가 힘들다. 바로 나 자신을 보고서 생각하는 것이다. 나의 아주 작은 것조차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참 슬프고 화난다.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욕심이 많았던 것일까. 내 삶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엇하나 포기하기 힘들만큼 어려워지고 있고, 이렇게 아둥바둥 거리고 있으면서도 무엇하나 확실히 내가 움켜잡을 수 있는 것은 없어져만 간다. 사실 확실히 내가 움켜잡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없을 것이다.

   문득 피곤한 하루를 지내고 있는데, 페이스북에서 한 인물이 세상 참 힘들다고, 너무 경쟁적이라고,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사회주의가 '이것만은' 좋다고 글을 쓴 것을 보았다. 사실 그는 내가 알기로 매우 보수적인 인물이었기에, 그의 그런 글은 내게 꽤나 의미있었다. 이념을 불문하고 이 사회는 너무 경쟁적이고 강퍅하다는 것은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혼자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내게 맑스는 사치일지 모른다고. 사실 내게 사회운동에의 의지가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모든 것이 자신 없을 뿐이다. 남들처럼 같은 길을 걷는 일은 두럽고, 활동가가 되는 일은 더 두렵고, 무서울 뿐이다. 나는 그저 공부하는 일이 좋을 뿐이지, 사람을 만나는 일은 도무지 피곤하기만 하고, 중상층적 환상을 포기하는 일은 두렵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