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얼마전 읽었던 기사가 생각난다. 숭례문 복원에 대한 어느 인터뷰 기사글. (그 기사의 말들을 인용하자면) 기태는 사랑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우리가 숭례문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듯이, 끊어진 관계들은 폐허처럼 남아버렸다. 

2. 아버지는 기태의 죽음이 무엇일지 추적한다. 아주 조심스럽게 때로는 직접적으로 기태의 친구들을 찾아서 묻고 또 묻는다. 기태는 왜 죽었을까. 하지만 이 질문은 결코 해답을 제공할 수 없다. 친구들도 아버지에게 결코 해답을 제공하고 싶어도 줄 수 없으며, 아버지도 결코 답을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다. 이 아버지와 친구들 사이의 간극은 그 해답을 봉인하는 인지적 거리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사회과학자와 사람들 사이의 간극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