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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메모>
0. 타임라인에 일베 이야기가 많길래, 몇자 쓰자면,,, (딱히 적극적으로 찾아보진 않지만, 나는 생각보다는 일베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다.)
1. (다른 사람들도 많이들 생각하겠지만,) '일베'들은 기본적으로 [관종->인정투쟁]의 경로를 밟고 있다. 이정도는 '정형화된 사실'(물론 이 표현은 잘못된 표현이다)이라고 생각한다. 일베에 관한 다양한 사회학 책+논문들이 근 몇년 간 쏟아져나왔고, 여러가지 해석들이 존재하지만, 이 정도는 적어도 'reasonable'한 도식이라고 생각한다.
2. 하는 행동들을 돌아보면, 이들은 '운동권' 내지는 '진보적 지식인'들의 행보에 대해 비판적이라기보다는, '반항적'이라는 것은 쉬이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 사람들은 운동권에 대해 추종한다. 단식을 하면, 폭식을 한다거나, 열사를 따라서 (의도치 않게 목숨을 잃었지만)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린다거나, 집회를 해도 옆에서 한다거나, / 그밖에도 정치적 의사표시를 하는 방식에 있어서, (특별한 대안이 없었기 때문도 있겠지만,) 그동안 운동권 내지는 진보인사들이 하던 행위들을 쭉 따라한다. / 이들에게 운동권은 상당히 양가적인 대상인 듯하다.
3. 이미 널리 공유되고 있듯, 이들은 관종인데, (페북에서 누가 말했듯이) 관종들은 관심을 주어도 좋아하고, 안주어도 더 열렬히 관심을 달라고 매달린다. 나는 이들이 대단히 동물적이라고 생각한다. 단식에는 폭식, 촛불에는 렌턴, 노무현이 싫으니, 박근혜는 좋고, 그러면서도 이들의 미학은 국가나 의회로 수렴되지도 않으며, 동물적이고 충동적이다.
4. 아 쓰기 귀찮다. 장보리나 봐야지.
<두 번째 메모>
일베썰, 이어서. (페북에 올라온, 일베 동영상을 보고 나서 쓰는 글이다).
1. 나는 클럽 음악이라고 포장된, 상당수의 음악들이 촌스럽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이건 미적으로 올바르지 못하다. 제목도 뭐도 모르겠는데, '클럽 리믹스'라고 돌아다니는 몇 곡을 들어봤는데, 생각보다 더 최악이었다. 솔직히 음악이라고 이해해주기 힘들다. 뭐 그런 문화가 있더라... 하고 이해는 하겠지만.. 특히 주로 일부러 코믹하게 싼티나게 만든듯한 곡들은 가장 최악이었다.
1-1. 물론 고딩때처럼, 에릭 클랩튼이나, 지미 헨드릭스 같은거만 진정한 음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실 요즘은 그런 음악들 보다는, 말랑거리는 음악이나, 뿅뿅거리는 음악도 잘 듣는다. 오히려 예전에 듣던 음악들은 잘 안듣는다. 특히 인디음악에 관심을 기울이면서부터 나의 음악취향은 넓어지고 유순해졌다. //
2. 일베애들이 무슨 클럽음악에 맞추고 뛰노는 것들을 보고 있자니, 정말 촌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촌스러움은 단언컨대, (이런 표현이 허용된다면) "남성적"이다. 사회는 점점 지적이고, 감성적이며, 똑똑한, <여성적인> 능력들을 요구하고 있지만, 많은 남성들(그리고 남성적인 여성들)은 여기에 따라오고 있지 못하다. 남성이기 때문이든, 아니면 사회적인 성장경로이든, 또 아니면, 남성집단에 어떤 lag가 있는 것이든, 무엇이건, 그렇다.
2-1. 남성적, 여성적이라는 표현이 허용되지 않더라도, 별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왜냐하면 (지배적인) 남성성은 분명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2-2. 사실 동영상을 보면, 일베들도 별로 흥에겨워 보이지는 않는다. 마치 피곤하고 힘든데, 억지로 흥겨워야하고, 그걸 과시하고 싶어하는, 어떤 소년적인 고집 같단 인상이다.
3. 일베의 집단내 동족의식은 정치적인 부분도 있지만, 그보다도 상당히, '젠더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남자다>라는 호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유관하다고 생각한다(요즘 예능도 있지않나). 단순히, 나는 남자니까 일베! 그런건 아니겠지만,, 젠더적 동질성 없이 일베를 해석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 일베 모임이 여초였다면, 지금과 같이 않으리라 믿는다.
3-1. 사실 일베들이 적대적 그리고 양가적 감정을 가지는 대상은, 진보적 지식인, 운동권 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성들, 김치녀들이기도 하다. 여성과 운동권 모두 양가적 대상이다.
3-2. 굳이 희화하자면, 나는 게임하는거 좋아하는 일베인인데, 뭐 X같은 나꼼수듣고, 되도 않는 힐링캠프 보면서, 신상 타령하는 김치녀가 자기랑 안놀아주는거다
4. 이래저래 썼지만, 사실 페북에 올라온 로디의 말처럼, 일베는 좀 매로 잡아야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합법적인 폭력(즉 법)을 통해서 잡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로서 예상되는 결과는 두 가지인데, 1) 일베의 행동이 적어도, 상당히 위축된다. 2) 아니면, 전총모(였나?) 하여간 이사람들 처럼, 적어도 불법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은 자정되고, 그나마 덜 나쁜 형태가 되고, 나쁜 형태의 것들은 집단 내에서 비판받는다.
<세 번째 메모>
일베에 대해서 오늘만 세번째, 글.
1. 일베애들이 뭔가 모종의 열등감 내지는 경쟁의식(또는 우월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지적임' 뭐 그런거다. 그리고 그들의 "지적 무기"가 바로 '경제학' 또는 '경제학적 프로파간다'라고 생각한다.
1-1. 경제학은 과학이면서도 그런 거지같은 정치적 선전에 복무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똑똑한 경제학자들은 그런 정치적 선전, 효과 등에 아무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때때로 동조한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지만, 참 거지같은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이다.
2. 그런 의미에서 경제학은 꽤나 기만적이다. 왜냐하면 언제나 '정치'는 경제학의 분야가 아니라고 말하면서, 정치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결정들을 하고, 또 동시에 보수적인 학자라도 공감하지 않을 법한 경제학적 프로파간다가 나타나는 것에 묵비한다. 그런 의미에서, 새뮤얼슨의 말을 조금 바꾸자면, <경제학은 경제학자들에게 맡기기에는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1. 한편으로는 경제학의 미래가, 특히 한국의 경제학계에 미래가 얼마나 밝을지 잘 모르겠다. 경제학과에서 학부든, 그 밖이든, 많은 경제학과 학생들의 관심사 중 매우 중요한 하나는 "어떻게 하면 노조를 파괴할까"이기 때문이다. 이건 내 주관적인 경험일 뿐이지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