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복잡계 경제학에서는 거시경제의 주요한 지표들의 변동이 급작스러운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을 설명한다(라고 한다). 일정한 임계에 도달하면,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라고 한다). 모 대학에서 2012년에 경제 위기가 올 거라고 일기예보를 하시던 ㅇㅅㅇ 교수가 책에서, 강의에서, (한글 그림도구로 그린듯한...) 그래프를 보면, 2012년 즈음에 이윤율이 요동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 아 무슨 연애 드라마 후기에 이런걸 언급하자니 민망하다.


1. '연애의 발견'에서 이번 화는 바로 그 '임계 전환'의 장면들을 나열하고 있다. 1) 강태하(에릭)이 한여름(정유미)에게 사과하는 장면, 2) 윤진이(연하녀)가 남하진(의사남)을 좋아하게 되는 장면, 3) 마지막으로, 남하진과 한여름의 연애에서, 한여름이 직감적으로 느낀, (좋든 나쁘든) 관계가 달라졌다고 느낀 그 순간.


2. 그리고 그 임계 변환의 순간은 매우 요동치는 순간이다. 슬프거나 황홀하거나, 또는 기쁘거나 두렵거나, 어쨌거나 정확히는 그 둘이 동시에 발생되는, 이중적인 순간이다. 나는 작가가 그와 같은 특징적인 순간을 의도적으로 묘사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화에서 가장 두드러진 그 순간은 당연히 남하진과 한여름이 화해하고 키스하는 순간이고, 두번째는 윤진이가 남하진을 좋아하게 되고서 자전거를 끌며 혼자 터덜터덜 걸어가는 순간이다.


3. 임계변환은, 사실 이번 화 소제목에서도 작은 힌트를 준다. 소제목은 이렇다. "이건 연애가 아니라, 전쟁이에요" 그렇다. 연애에서 전쟁으로 한 순간에 변화하는건, 어느 실수나 사건과 같은 외생적인 큰 변인이 있기도 하지만, 작은 오해나 아주 작은 실수, 또는 아주 작은 고마움과 같이 연애의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내생적인" 변인에 의해서, 어느 순간, "임계 변환"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