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이라는 이름은 사실 나의 태어나기 전 이름이다. 내가 여성으로 태어났다면, 알림이라고 이름을 지으려고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태어나기 전, 아빠가 운영하던 회사 이름도 알림기획이었다. 알림기획이라고 적힌 메모지는 아직도 우리집 어딘가에서 일부를 찾을 수가 있다. 이름의 뜻은,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알리다'라는 뜻과 성경에 등장하는 '엘림'이라는 낱말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이 이름을 이곳에서 쓰기에 꽤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무언가 성별을 알 수 없는 어떤 기표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알림씨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어떤 익명의 공간에서 나의 일기를 쓰기에 이 이름은 적절해 보였다. 어쩄거나 뒤늦게 적게 되었지만, 이것이 본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