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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팀 버튼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베트맨 시리즈는 너무 어릴 때 봐서, 기억도 안나고, (그래도 펭귄맨만은 기억이 난다.) <가위손>이라거나 <찰리의 초콜렛 공장>, <크리스마스의 악몽(?)> 정도 봤는데, 그렇게 까지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동화같은 느낌의 영화라면, 오히려 장 피에르 주네의 <잃어버리 아이들의 도시(?)>이나 <델리카트슨 사람들>이 나에게는 더 인상적이었다. 팀 버튼의 영화는 전반적으로 좀 따분하다랄까.
어쨌거나 <빅 피쉬>에 대해서 몇자 쓰자면, 이 영화는 팀 버튼이 왜 판타지 영화를 하는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변인데, 그 답변은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극중 주인공의 아버지는 거짓말쟁이에 허풍쟁이인데, 아들은 그의 아버지의 말을 엄청 믿었지만, 커서 그것이 거짓말임을 알고서부터는 아버지의 말을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가 죽을 때가 되어서야, 아들은 아버지를 위한 거짓말을 해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 것이다. 보통의 거짓말은 그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자신만이 알고, 청자는 알지 못하는데, 여기서의 거짓말은 청자 역시 그것이 거짓임을 알지만, 단지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그리고 제3의 존재, 관객들도 그렇다.) 그리고 이것이야 말로, 감독 팀버튼이 말하는 왜, 판타지 영화를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이건 사실, 영화의 본질적인 부분에 해당한다. 다큐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큐건 뭐건 원래 영화는 허구다. 그리고 이 비슷한 이야기를 내 기억에는 스필버그도 했던 것 같다. 영화 <E.T>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정확하지는 않다. 아무튼 그렇게 기억한다.
그런 이런 식의 이야기들은, 개인적으로 좀 식상하다. 그리고 어딘지, 할리웃스러운 발언이라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하는 것이 있다. 그래서 헐리웃의 영화들은 언제나 영웅을 만들고, 악당과 싸우고, 연애를 하고, 기적을 만들고, 뭐, 그러는 거 아니겠는가. 그런데, 영화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야 하는건 아닐까. (마치 반공주의 이념을 간직한,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이 한계선을 그듯이 말이다. 그 한걸음을 못나가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