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사회대 멘토 중에서, 한명이 일을 냈고, 그 일로 교내 커뮤니티에서 말이 많다. 그리고 나는 그에 대해서라면,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안면이 있는 사람이고, 사회대에서 멘토 프로그램을 함께 하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내가 시험과 과제 등으로 무척 바쁨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에 열중해서 그 현황을 오랫동안 지켜봤다는 점에서, 내가 그에게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와의 문제는 가장 직접적으로는 ㅂㅂㅎ와 그 당사자, ㅇㄷㅎ 사이의 문제였고, 나는 이해당사자이기는 하지만, 조금 외부의 존재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실제로 사실이지만, 그렇기에 그에게 별 감정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물론 내가 그에게 많은 관심을 가진 것은, 단순히 아는 사람의 문제였던 점도 있고, 시험기간이라 내가 사소한 모든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여간, 이러한 문제들은 지금 하고자 하는 말은 아니다. 그러므로 넘기자.

   이번 사건으로 나는 다른 학우들의 행동을 관찰하였다. 그리고 크게 3가지 특징을 잡아낼 수 있었다. 먼저 첫번째로, 그동안의 다른 사건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학우들은 '도덕적'인 문제에서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학우들의 반응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당사자들 간에 어떻게 합의를 보았건 간에, 그런 심성의 인물이 멘토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멘토에서 제명해야 한다." 학우들은 이 문제를 도덕적인 차원에서 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중들에게 만연한, 도덕주의를 우회하여야 할까, 깨부셔야 할까.)

   두번째로 학우들은 이 문제를 집단적인 측면에서 인식하고 있었다. 즉, 그를 단순히 몰지각한 개인이 아니라, '사회대', 혹은 '경제학과', 혹은 '사회대 멘토'로 인식하였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우리학교에 이런 사람이 있다니, 동족상잔도 아니고", "사회대가 또 해냈다!", "사회대 멘토 아무나 하나보군요".

   세번째는 사회대 멘토들의 반응이다. 이번 일로 당사자 ㅇㄷㅎ을 제외한 사회대 멘토들이 회의를 하였다. 그런데, 그들은 도덕적인 반응을 강하게 보이는 것과 동시에, 문제적인 ㅇㄷㅎ과 사회대 멘토인 자신들 간에 같은 그룹으로 호명되는 것을 매우 강하게 거부하였다. 또 그러한 과정에서, 그와 같은 그룹으로 호명되는 것을 통해, 자신들이 입게되는 피해를 두려워하였는데, 나는 이 점이 특히 흥미로웠다. 사람들은 작년 교내에서 벌어졌던 일명 ㅅㅅㅂ 사건에서처럼, 그 혐의자로 인해, 혐의자와 같은 그룹에 소속되어 있으므로 생길지 모르는, 피해를 강하게 두려워 하는 것이다. ㅅㅅㅂ 사건은 그것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였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ㅅㅅㅂ과 같은 대학의 자신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ㅇㄷㅎ과 같은 사회대 멘토인 자신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염려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피해라는 것이 얼마나 허상적인 것인가.